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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2일 0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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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화재 무허가 역외펀드〓금융감독원은 제일화재가 역외펀드를 허가없이 만들어 투자하다가 손실을 본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김기홍(金基洪) 부원장보는 11일 “금융기관으로부터 210억원대 외화자금을 조성해 만든 역외펀드로 러시아 채권 및 제일화재 주식 등에 투자해 100억원대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김부원장보는 “대주주 등이 회사자금을 빼돌렸는지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제일화재는 이동훈(李東勳)씨가 대주주 겸 회장인데 이회장은 이후락(李厚洛)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이다. 금감원은 이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 7명을 지난달 28일 출국금지시켰다.
김부원장보는 “제일화재는 재정경제부의 사전허가도 받지 않았고 펀드조성 사실도 장부에 기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일화재측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제일화재는 96∼97년에도 당국의 허가없이 역외펀드로 무리하게 투자하다가 120억원의 손실을 입어 실무 임원 3명이 올초 검찰에 통보됐다.
▽SKM의 석연찮은 자산매각〓금융감독원은 지난 주 채권단에 “지난달말 스스로 부도를 낸 SKM이 고의로 부도를 내고 대주주가 이 과정에서 재산을 빼돌렸는지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11일 외환 조흥 등 채권단은 SKM이 부도를 내기 직전 자산을 매각, 계열사에 편법상환했다는 혐의를 잡고 확인에 나섰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SKM이 부도 전인 지난달초 쉐라톤워커힐호텔 면세점 운영권을 SK그룹계열의 호텔에 약 200억원에 팔고 이 대금을 다른 채무에 앞서 계열사 차입금을 상환하는 형식으로 빼돌린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측은 이를 대출금을 갚지 않으려던 의도라고 해석했다.
조흥은행의 관계자는 또 “SKM이 부도 직전 당좌대출 한도까지 돈을 빌렸다”며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역시 SK계열에 빚을 갚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또다른 관계자는 “대주주인 최종욱씨가 C골프장의 지분을 SKM임원 명의로 사들였다는 소문이 있어 지난 주 신용정보기관에 의뢰, 지분이 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KM 김영배부장은 “면세점 매각대금 및 당좌대출 대금은 대부분 결제자금으로 썼으며 누구에게 진 채무를 갚았는지는 현재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김승련·이나연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