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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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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은 남은 6일 동안 언어와 수리탐구Ⅱ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
수험생들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외국어 영역을 망칠 가능성은 적지만 언어와 사회 과학탐구에서는 여러 변수에 따라 점수나 석차가 크게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설 대학입시 전문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지난달 13일과 이달 2일 치러진 모의 수능시험에 모두 응시한 서울시 고교 3년생 2175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분석한 결과 인문계는 언어영역, 자연계는 사회탐구영역의 성적 변화가 가장 컸다고 8일 밝혔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외국어영역에서는 점수나 석차 변화가 가장 적었다.
10월과 11월 모의고사 성적간의 상관계수를 근거로 예측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인문계는 10월 시험이 11월 시험 성적의 84.6%를, 자연계는 10월 시험이 11월 시험 성적의 90.3%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 가능성이 크면 그만큼 점수나 석차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영역별로는 인문계의 경우 언어영역의 예측 가능성이 54.8%로 가장 낮아 성적 변화가 컸다. 그 다음으로 △과학탐구 59.3% △사회탐구 64%△수리탐구Ⅰ 67.2% △외국어 72.3% 등의 순이었다. 자연계는 사회탐구의 예측 가능성이 56.3%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언어 59.3% △과학탐구 68.9% △수리탐구Ⅰ 72.3% △외국어 77.4% 등의 순이었다.
◇문제 쉬울땐 남학생 유리할듯
이같은 조사 결과는 인문계의 경우 ‘언어→과학탐구→사회탐구→수리탐구Ⅰ→외국어영역’ 순으로, 자연계는 ‘사회탐구→언어→과학탐구→수리탐구Ⅰ→외국어’ 순으로 비중을 둬 마지막 정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한편 성별로는 인문계의 경우 남학생이 10월에 비해 11월에 13.1점 오른 반면 여학생은 같은 기간에 9.4점 높아져 문제가 쉽게 출제됐을 때 남학생이 더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연계도 남학생과 여학생의 성적 오름 폭이 각각 8.4점과 3.7점으로 남학생의 성적이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실장은 “언어영역처럼 예측 가능성이 낮은(성적 변화폭이 큰) 영역은 여러가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평소와 다른 의외의 성적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며 “남은 기간에 성적 변화가 큰 영역을 중심으로 마무리 정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역별 정리 "새 것 익히기보다 아는 것 지켜야"
수능을 일주일 남겨둔 시점부터는 새 것을 익히는 것보다 아는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그동안 공부한 내용 가운데 잘 모르거나 어려웠던 부분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언어〓지문의 40%는 교과서에서 나오므로 교과서를 한번 정독한다. 특히 문학작품은 유의해서 읽는다. 듣기 연습은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수리탐구Ⅰ〓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되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상위권 학생은 취약 단원을 중점 공략하고 중하위권 학생은 쉬운 문제를 풀면서 주요 공식 등을 정리한다.
▽수리탐구Ⅱ〓교과서에 나오는 내용 가운데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과학은 단원간 통합문제, 사회는 시사적인 문제에 대비한다.
▽외국어〓매일 듣기 연습과 지문을 읽는 연습을 한다. 제2외국어는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본 단어를 정리하면서 그동안 풀었던 문제집을 복습한다.
◆선배 충고 한마디
◇서울대 외교학교 1년 박지웅군 "모의고사 풀며 감 유지"
서울대 외교학과 1학년 박지웅군(19·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수능시험 하루 전 속탈이 나 자칫 시험을 망칠 뻔했다.
“언어 듣기평가부터 제대로 치르지 못해 당황했지만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고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박군은 실력 발휘를 못한 첫 교시 시험을 잊고 쉬는 시간에 따뜻한 물을 마시고 밖을 거닐었다. 덕분에 속도 진정되고 2교시부터 편안하게 시험을 치러 모의고사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성적은 정직해요. 평소 준비한 만큼 점수가 나오거든요.”
박군은 시험 1주일 전부터 야식으로 먹던 요구르트와 빵을 끊고 컨디션을 조절했다. 배가 부르면 뇌가 부담을 느끼기 때문.
시험 이틀 전까지 모의고사를 1회분씩 풀어 감을 유지했고 나머지 이틀간 틀린 문제를 다시 훑어봤다.
◇서울대 약대 1년 정지혜양 "낮잠 안자고 리듬 조절"
서울대 약대 1학년 정지혜양(19·서울 관악구 신림동)은 “시험 1주일 전부터 점수를 올리려는 욕심을 버리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양은 ‘오전 6시 기상해 낮잠을 자지 않고 저녁 10시나 11시경 취침’으로 생활 리듬을 조절했다. 덕분에 시험이 시작되는 오전 8시경 머리는 가뿐해졌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불안해지니까 기존 문제지로 마무리했어요. 언어나 외국어의 듣기평가는 감을 유지하려고 하루도 거르지 않았죠.”
정양은 영역별 시험이 끝나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과목별로 정리한 노트를 훑어보며 다음 시험을 준비했다.문제를 번호순대로 풀며 ‘자신있게 푼 것’ ‘애매한 것’ ‘어려운 것’ 등 3가지로 나눠 표시한 뒤 시간이 남으면 ‘어려운 것’부터 점검했다.
◇수험생 시험당일 10계명
1. 어려운 문제에 집착말라〓문제는 번호순으로 풀되 쉬운 문제부터 풀고 어려운 문제는 표시한 뒤 나중에 푼다.
2. 문제와 지문은 끝까지 읽어라〓특히 언어영역의 지문은 마지막 부분에 결론이 많다.
3. 듣기평가는 보기를 먼저 읽어라〓문제를 듣기 전 보기만 읽어도 묻는 내용이장소에 관한 것인지 사람에 관한 것인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어 한결 쉽다.
4. 쉬는 시간에 답을 맞춰보지 말라〓틀린 것을 알면 실망해 다음 시험까지 망칠수 있어 일단 본 시험은 잊는다.
5.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고 생각하라〓아는 문제를 실수로 틀리지 않는 것만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6. 시험 시작 5분 전에 자리에 앉아 마음의 준비를 하라〓책을 한번 더 들여다보는 것보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
7. 시험 종료 10분 전까지 정답을 답안지에 옮겨 적어라〓마지막 순간에 시간이 부족해 답안지 표기를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8.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을 겹쳐 입어라〓시험장 온도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9.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다녀 오라〓시험 시간에 생리적 현상으로 당황하면시간도 낭비하고 문제 풀이에 정신을 집중할 수 없다.
10. 수험생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학부모가 고사장까지 따라오면 와 ‘시험 잘 보라’고 말하는 것은 수험생에게 오히려 부담이 된다.
(도움말〓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