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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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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기(李南基·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정유사 담합비리를 캐겠다고 밝히자 정유업계가 초비상이 걸렸다.
이미 정유사들의 군납 담합비리는 공정위의 끈질긴 추적 끝에 사실로 밝혀졌다. 조사과정에서 SK LG 쌍용 현대 등 대그룹들의 조직적 반발과 저항움직임도 만만찮았다.
이미 공정위는 이달초 군납비리 조사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민수 부문 담합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위원장은 “정유사 담합행위 조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5개 정유사들의 연간 국내 판매액은 22조∼23조원선. 비리사실이 드러나 과징금을 판매금액의 5%로 부과할 경우 정유사들은 1조1000억∼1조1500억원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1, 2개사는 아예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위는 SK LG정유 현대정유 S―Oil 인천정유 등 5개 정유사의 국내 소비자가격을 담합했는지를 밝히는 데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 또 타이거오일 등 원유 수입업체들의 국내 판매활동을 이들 5개사가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있는지를 여러 수단을 통해 실태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이위원장과 일문일답.
―정유사들의 소비자가격 담합혐의는 어느 정도인가.
“군납비리는 일부분이다. 민수 부문에서 담합을 한 혐의가 더 크다. 실무진들이 조사중이다. 언론에서 제기된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과징금 단위가 수조원대에 달한다는 근거는….
“SK의 국내 석유판매금액이 연간 11조원어치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SK가 물어야 할 과징금만 5500억원(판매액의 5%)선이다. 담합했을 5개 정유사를 계산하면 수조원대라는 것이다”
―조사과정에서 정유사들이 자료를 내놓지 않고 조직적인 저항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조사활동을 방해한 경우 과태료를 개인에게 지금보다 10배인 1억원으로 올린다. 조사대상기업들은 그동안 변호사까지 두면서 불리할 경우 조사를 거부하고 아예 과태료를 무는 게 낫다는 식으로 조사활동에 비협조적이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