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배 前해태회장 업무상배임혐의 구속

  • 입력 2000년 8월 31일 15시 29분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부장검사)는 31일 해태그룹 박건배(朴健培)전 회장을 업무상 배임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97년 11월 그룹이 부도난 뒤 경기 광주시에 있는 그룹 연수원을 현대해상화재보험에 190억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연수원 비품을 가구회사인 한씨네텍에 1억원에 파는 것처럼 허위계약서를 작성하고 실제로는 현대측에 20억원에 팔아 19억원을 채권단 채무변제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다.

박 전회장은 또 99년 6월 자신이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있는 위장계열사인 ㈜합경 대표 정모씨로부터 "그룹 부도 전처럼 해태제과의 물품운송을 독점적으로 맡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다.

조사결과 박 전회장은 94년 3월 정씨에게 지시해 ㈜합경의 자금 4800만원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구입했으며 94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승용차 유지비 명목으로 매월 250만원씩 총 1억8750만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전회장은 연수원 매각으로 마련한 비자금 일부는 회사 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위락시설 사업에 투자해 이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회장이 부도난 그룹을 살려야 할 위치에 있는 구조조정 본부장으로 일하면서 회사 돈을 유용하고 회사 구조조정에 역행하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돈을 받는 등 죄질이 불량해 구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태연수원 매각과 관련, 이중계약서 작성을 통해 박 전회장에게 비자금을 조성해 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한씨네텍 대표 한상찬씨도 구속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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