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설계결함 "쉬쉬"…야간에만 은밀히 보강공사

  • 입력 2000년 8월 3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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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의 주차장 공항철도 모노레일 등이 들어갈 교통센터에 설계상 중대한 구조적 결함이 발견돼 대대적인 보강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경제정의실천연합이 합동으로 교통센터를 점검한 결과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둥과 보(기둥과 기둥을 잇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두께가 부족해 6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보강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인천공항측은 “1월 감리 과정에서 설계상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4∼5월 전면적인 설계 재검토를 거쳐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강 공사는 교통센터의 지하 1∼3층 기둥 24개를 두께 70㎝에서 1m로 40%씩 늘리고 콘크리트로 이뤄진 보 3군데에는 철골 구조물을 덧대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철골 구조물을 덧댄 기둥들은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전날인 2일 겉에 시멘트로 싼 흔적이 남아있었다.

인천공항의 한 고위 관계자는 “만일 보강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부분적 파손이 일어나는 등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교통센터는 지하 3층, 지상 2층 건물로 연면적 7만5593평(63빌딩 연면적의 1.7배)의 거대한 구조물로 지하 3층∼지상 1층에는 주차장이, 지상 2층은 서울에서 공항으로 오는 공항철도, 지하 3층에는 공항 내 터미널들을 연결하는 모노레일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항 개항 후인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69.1%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교통센터의 설계는 미국 DMJM사(구조부문)와 영국 테리파렐사(디자인), 한국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등 3개 회사가 했으며 감리 역시 DMJM사와 삼우건축사무소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의 김병수부장은 “공항 현장 관계자 2명의 제보와 전문가들의 자문에 따르면 기둥 보강은 건축물의 붕괴, 지반 침하 등 중대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 하는 것”이라며 “인천공항측은 밤중에만 은밀히 보강공사를 하는 등 사실을 은폐하려 한 데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의 이상호(李相虎)건설관리본부장은 “구조상의 결함은 이미 보강을 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며 “공기 단축을 위해 심야 작업을 하는 것이지 은폐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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