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人事분석]"검찰 일사불란도 좋지만"

  • 입력 2000년 7월 24일 18시 47분


법무부는 최근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및 부장검사 이하에 대한 두차례의 검찰인사를 단행하면서 “출신 지역이나 학연 등을 배제하고 능력 위주의 인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을 중심으로 한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우선 검찰과 법무부 요직에 목포고 출신을 비롯한 목포지역에 연고가 있는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목포출신 속속 요직 입성▼

목포고 출신 최고위직은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명되고 있는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 여기에 이번 인사에서 김학재(金鶴在)검사장이 인사 등을 통해 검찰조직을 장악하는 핵심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에 입성했다. ‘황태자’로 불리는 검찰1과장 역시 목포고 출신인 박영관(朴榮琯)검사가 맡고 있다.

서울지검장의 하명(下命)수사를 담당하는 특수1, 2, 3부를 지휘해 ‘사정’의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서울지검 3차장 자리에도 목포 출신인 이기배(李棋培)성남지청장이 기용됐다.

이차장은 서열이 앞서는 1, 2차장에 사시 1년 후배인 고영주(高永宙) 홍석조(洪錫肇)검사가 기용된 상태에서 3차장을 맡았다.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으나 흔한 일은 아니어서 이차장의 임명은 ‘자리의 중요성’을 따진 수뇌부의 고려가 작용됐다는 분석이 많다.

일선 검사장 인사에서도 목포고 출신인 정충수(鄭忠秀) 김규섭(金圭燮)씨는 사법연수원 동기생 중 선두로 각각 수원지검장과 대전지검장으로 부임했다.

목포고 출신은 아니지만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 역시 전남 신안 출신이고 박영수(朴英洙)대검 공안기획관도 출신지는 제주지만 부친이 목포지원장을 지내는 등 목포와 인연이 있어 검찰 내에서는 ‘목포통’으로 불리기도 한다.

비호남 출신 검사들은 몇 안 되는 목포 출신들이 요직을 많이 맡은 데 대해 드러내놓고 ‘목포 검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그동안 적합한 자리에서 합당한 경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기용된 것”이라며 “모든 지역 출신이 골고루 요직에 기용되는 현 인사 패턴상 유독 목포 출신을 꼬집어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영남독식 정상화" 반론도▼

또 98년 2월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이후 과거 영남 정권 하에서 소외받던 호남 출신 검사들이 대거 요직에 기용돼 호남 출신 검사들의 ‘약진’ 현상도 확연해졌다. 법무부와 검찰 요직 29자리 중 호남 출신은 모두 9명으로 서울 경기 출신 9명과 함께 다수를 차지. 영남은 7명, 충청 3명, 제주가 1명 순.

김영삼(金泳三)정부 말기인 97년 말 요직 28자리(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은 최근에 신설)에는 영남 출신이 13명, 서울 경기 7명, 충청이 5명 기용됐고 호남 출신은 3명에 불과했었다.

이에 대해 검찰 수뇌부는 “과거 영남 출신이 독식했던 요직을 능력 있는 타지역 출신과 두루 공유함으로써 정상적인 인사가 정착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검사들은 “정권에 따라 요직이 지역색을 띠는 것은 결국 검찰이 정권에 충성하는 조직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법무부 검찰 요직과 담당자

직책

이름출신지출신고

법무부

장관김정길 전남조대부고
차관김경한 경북경북고
검찰국장김학재 전남목포고
검찰1과장박영관 전남목포고
검찰2과장공성국 서울경동고
검찰3과장노환균 경남대건고
검찰4과장이인규 경기경동고

대검

검찰총장박순용 경북경북고
대검차장신승남 전남목포고
중수부장김대웅 전남광주일고
수사기획관박상길 서울경기고
중수1과장김 용 전북전주고
중수2과장박용석 경북경북고
중수3과장민유태 경기중동고
공안부장이범관 경기서울사대부고
공안기획관박영수 제주성동고
공안1과장황교안 서울경기고
공안2과장박철준 전남광주일고
공안3과장김영한 경북경북고
정보기획관신태영 서울휘문고

서울지검

지검장김각영 충남대전고
1차장고영주 충남경기고
2차장홍석조 서울경기고
3차장이기배 전남경기고
공안1부장박 만 경북제물포고
공안2부장천성관 충남경기고
특수1부장이승구 경북대륜고
특수2부장이덕선 전북전주고
특수3부장김우경 서울서울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