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 저축성예금 움직임]파업銀서 불참銀로 급속이동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35분


파업 불참을 선언한 은행 쪽으로 예금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0일 집계해 발표한 이달 6∼8일간 은행별 누적 수신고 동향에 따르면 은행 총파업 불참을 선언한 신한 한미 하나은행의 저축성예금 수신고는 이달 5일에 비해 3500억∼6300억원씩 증가했다.

반면 조흥 국민 외환은행 등 파업 참여 예정 은행의 경우 자유저축예금 등 수시입출식예금 중심으로 예금 이탈이 뚜렷해 같은 기간 저축성예금 수신고가 2000억∼3000억원씩 줄었다.

금감원 집계치는 고객들이 PC뱅킹이나 폰뱅킹 등으로 가장 손쉽게 예금을 옮길 수 있는 △자유저축예금 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 등 수시입출식예금과 △여기에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을 포함한 전체 저축성예금 실적.

7월 6∼8일 신한은행의 저축성예금 수신고는 5일에 비해 수시입출식 6054억원을 포함해 6336억원이 늘었고 한미은행의 저축성예금 수신고는 4999억원 증가했다. 후발 우량은행으로 역시 이번 은행 총파업에 불참키로 한 하나은행의 저축성예금 수신고 증가규모도 같은 기간 3501억원에 달했다.

파업 불참을 선언한 농협의 저축성 예금 수신고도 같은 기간 3630억원 늘었다. 지난달 말보다는 8680억원이 늘어 후발 우량은행 ‘3인방’에 버금가는 수신고 증가세를 보였다.

이같은 수치는 전산망이 아직 통합되지 않은 기존 축협의 수신고를 제외한 것으로, 축협 점포의 수신고를 합할 경우 증가액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파업 참여 예정 은행 가운데 조흥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저축성예금 수신고는 3553억원 감소했고 국민은행은 3471억원, 외환은행은 2386억원 줄어 예금이탈이 두드러졌다.

기업 고객이 많은 한빛은행은 거액의 정기예금 정기적금이 유입돼 전체 저축성예금 수신고는 3040억원 늘었지만 이 중 수시입출식예금 수신고는 2147억원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총파업 사태를 계기로 은행간 차별화가 가속화돼 자연스럽게 은행권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파업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이처럼 시장에서 가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은행간 자금이동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는 10일에도 크게 붐비지 않아 고객들이 PC뱅킹이나 텔레뱅킹 등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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