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아들 거액사기당해…국제사기단에 8억 날려

  • 입력 2000년 7월 6일 23시 49분


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의 아들 김진씨(38)가 파나마정부가 발주한 3억달러 규모의 관광단지 개발공사 사업을 추진하다 국제사기단에 8억여원을 사기당한 것으로 6일 밝혀졌다.

이는 서울지검 외사부가 4월 20일 재일교포 김하봉씨(48)와 일본인 누마자와 세이치(54), 이미란씨(39) 등 사기범 3명을 사기와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공소장에서 확인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동산 개발회사를 경영하는 김진씨는 파나마정부가 97년 3억달러를 들여 파나마운하 주변을 관광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의 개발권을 따냈다.

그러나 파나마 정부는 김씨 명의로 예치된 2억달러를 이 사업의 담보로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누마자와 등은 2월 돈을 빌려줄 사람을 찾고 있던 김씨에게 접근해 “커미션으로 11억2000만엔을 주면 2억달러의 예금잔고증명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제의해 약속을 받아냈다.

누마자와는 3월 미국 체이스은행 텍사스지점에 김씨 명의로 2억달러가 예치돼 있다는 허위 예금잔고 증명서를 만들어 김씨에게 줬고 김씨는 그 대가로 현금 8억3000만원과 110억원 상당의 견질용 수표를 이들에게 주었다는 것.

그러나 차후에 지급하기로 돼 있는 견질용 수표는 잔고증명서가 가짜임이 밝혀진 뒤 김씨가 실제로 돈을 지급하지는 않아 김씨는 현금 8억3000만원만 손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측근은 “김씨가 다른 사람과 동업해서 파나마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기 때문에 김씨의 피해는 사기액수의 일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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