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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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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경찰병력 2000여명을 정문과 건물 옥상을 통해 롯데호텔 안으로 들여보내 2층 크리스털볼룸과 36, 37층 연회장에서 잠자던 조합원 1088명을 연행했다.
노조측은 비상계단에 집기류로 바리케이드를 친 뒤 37층의 대형 유리창 20여장을 깨뜨려 바깥으로 플래카드를 내걸고 ‘공권력 철수’ ‘노조원 연행중지’ 등 구호를 외치며 고공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나 3시간 20분 만에 전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조모씨가 하반신에 화상을 입는 등 조합원 33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경찰측도 6명 가량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도심의 특급호텔인 이 호텔에 한밤중에 섬광탄과 연막탄을 사용하며 경찰이 대거 진입하자 400여명의 외국인 투숙객들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고 이 중 100여명은 아침 일찍 호텔을 떠났다.
이날 경찰의 진입작전으로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집행부 9명 중 8명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롯데호텔 노조는 9일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하고 정년을 55세에서 57세로 연장할 것 등을 내걸고 파업을 벌여왔다.
▼민노총 “노동계에 화풀이”▼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400여명의 소속회원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 및 항의집회를 갖고 정부의 경찰력 투입을 강력히 비난했다.
민주노총 단병호(段炳浩)위원장은 롯데호텔측에 대해 “정부가 의사한테 뺨 맞고 노동자한테 화풀이하는 식으로 노동계를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