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 개정 약사 반발]"우리도 힘의 논리로 나설것"

  • 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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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법도 없고 의사들만 있는 나라냐.”

약사법 개정 논의에 대해 이번에는 약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약사법 개정 방침을 둘러싸고 ‘줏대 없는 정부’와 ‘안이한 약사회 집행부’에 대한 성토가 봇물을 이뤘다. 이같은 성토 일색의 분위기 속에서도 김희중(金熙中)대한약사회장은 총회가 끝난 뒤 ‘7월1일 의약분업 참여’와 ‘약사법 개악 저지’ 등 강온 양면의 대응책을 밝혔다. 이는 약사들의 반발이 의료대란 제2라운드의 빌미가 될 경우 여론을 등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그러나 지도부의 신중한 입장과 달리 일선 개업 약사들은 작금의 약사법 개정 논의에 위기감을 느끼며 훨씬 강경한 입장. 24일밤 열린 약사회 상임이사 및 시도지부장 연석회의가 대표적인 경우.

이 회의는 △대통령 면담 요구 취소 △원칙이 훼손된 일체의 의약분업 논의 거부와 분업불참 △지금까지 분업에 들어간 모든 비용의 손해배상 청구 등을 결의하고 임원진 농성에 들어갔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영광약국의 약사 김미희씨(36)는 “의약분업에 대비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약을 갖추기 위해 1년치 수익금을 투자했는데 기존의 의약분업 원칙이 깨지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프라자약국을 운영하는 김영희씨(39)는 “울어야 젖을 준다면 우리도 약국 문을 모두 닫아야 한다. 이제 ‘힘의 논리’로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영아·나성엽·이승헌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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