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동진호 선원 가족 손배訴

  • 입력 2000년 6월 8일 00시 18분


납북된 동진호 선원 12명의 가족들이 정부의 납북자 송환에 대한 무성의한 태도로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받았다며 이달 하순경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했다.

‘납북가족모임’ 최우영(崔祐英·여)대표는 7일 “정부가 납북자 송환에 성실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가족들이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의 딸인 우영씨는 “북측도 사건 당시 민간인인 동진호 선원의 송환을 약속했지만 정부가 탈북자 김만철(金萬鐵)씨를 데려오면서 송환이 불가능해졌다”며 “정부가 납북자 송환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은 자국민 보호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당초 남북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을 원치 않았으나 70년 피랍됐던 봉산22호 선원 이재근(李在根)씨가 최근 북한을 탈출함에 따라 이 문제를 정부측에 적극 제기키로 했다. 최우영씨는 “정부가 밝힌 대로 납북자들도 이산가족이라는 입장에서 상봉하고 싶지만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이 얼마나 조율될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납북자 문제가 다루기 힘든 문제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미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에서도 북측이 미전향장기수 문제를 먼저 거론하면 납북자 문제로 대응하는 게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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