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소청심사위원장 부인 구속…로비 3억횡령혐의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04분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2일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에 러브호텔을 지을 수 있게 도와주는 대가로 유모씨(44)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전 행정자치부 소청심사위원장(차관급) 양종석(梁鍾釋·52)씨의 부인 이상서씨(52)를 구속하고 잠적한 양씨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에게 유씨를 소개시켜준 대가로 이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장정자씨(57·여)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양씨가 내무부 기획관리실장으로 근무하던 96년 12월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인 경기 광주군 퇴촌면에 러브호텔을 건축하려던 유씨에게 “호텔을 세울 수 없는 지역이지만 남편을 통해 광주군청 등에 압력을 넣어 건축 허가를 받아주겠다”고 제의, 로비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다.

유씨는 검찰조사에서 “양씨도 직접 만나 ‘광주군에 호텔 건축 허가를 내주라고 얘기했다’는 말을 들었고 이를 녹취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 부부는 광주군이 호텔 건축을 허가하지 않자 유씨가 광주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게 해 97년 8월 서울고법으로부터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에서도 러브호텔 건축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양씨 부부는 행정소송을 내면서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송에 개입했고 원고승소 판결을 받은 뒤 광주군이 대법원에 상고하자 이를 취하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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