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협 '사설탐정'고용 민주화운동 실종자 추적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가 전두환정권시절 의문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사이버매체’의 기자를 사설탐정으로 고용했다. 민가협이 찾아나선 의문의 실종자는 서울대 법학과 81학번 노진수씨와 서울대 무역학과 82학번 안치웅씨다. 살아 있다면 각각 38세와 37세이다.

노씨는 82년 독서실에서 새벽에 건장한 남자 3명에게 끌려간 뒤 감감소식이고 안씨는 시국사건으로 복역하고 나온 88년 산책간다며 집을 나간 뒤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민가협의 의뢰를 받아 이들을 찾아나선 탐정은 오연호기자(36) 등 인터넷 신문 ‘오 마이뉴스’의 기자 3명이다.

민가협은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도 일단 어렵사리 모은 500만원으로 오씨 등과 다음달 1일부터 석달동안 ‘탐정계약’을 하기로 했다. 비용은 서울대 법대 81학번인 백태웅씨 등이 민가협을 도와 300만원을 모았고 나머지 200만원은 서울대 81학번 법대출신 판검사와 변호사들이 갹출해 보탤 예정이다.

민가협 남규선 총무는 “국민의 정부 들어서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냈지만 당국은 모르는 일이라는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암울한 시절의 희생양이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이들을 찾아나서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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