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상씨 부부 被殺 수사]아파트 CCTV 찍힌 남녀4명 추적

  • 입력 2000년 4월 5일 19시 54분


문도상씨 부부 살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5일 문씨의 아파트 폐쇄회로TV에 범행시간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주민이 아닌 남녀 4명이 출입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문씨 부부가 귀가한 3일 오후 6시부터 사망 추정시간대인 이날 밤 12시 무렵까지 촬영된 폐쇄회로TV 테이프에 나타난 출입자 10여명의 모습을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확인시킨 결과 이중 4명이 아파트 주민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4명은 40대 중반과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2명과 30대 중반과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 2명으로 각각 남녀 한명씩 한쌍이 돼 3일 오후 7시58분경과 4일 0시38분경 아파트 출입구를 들어선 것으로 확인, 이들 중에 유력한 용의자가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 중 3일 오후에 들어간 남녀일행은 오후 8시46분경 아파트를 빠져나갔으며 4일에 들어간 남녀는 오전 1시24분경 나갔다.

경찰은 “이들 중 특히 4일 아파트에 들어갔다 나온 남녀 한쌍의 경우 여자의 옷차림이 아파트에 들어갈 때는 검은색 블라우스 차림이었으나 나갈 때는 흰색 블라우스로 바꿔 입은 것으로 밝혀져 범행을 저지른 뒤 피묻은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들 남녀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씨의 집 거실과 식탁에서 마시다 만 와인잔 2개와 찻잔 1개, 찻잔받침 2개가 발견된 점, 작은방에서 범행 후 옷을 갈아입기 위해 범인이 만진 것으로 보이는 부인 천시자씨의 피묻은 옷가지가 발견된 점, 거실에서 발견된 피묻은 족적 4개의 크기가 작은 점 등으로 미뤄 안면이 있는 남녀 2명이 문씨집을 방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아파트 주민들과 친척 친구들을 상대로 이들 남녀 4명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을 하는 한편 문씨의 휴대전화 사용처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이날 사건 현장에서 문씨 부부의 머리를 내리쳤던 둔기로 추정되는 깨진 양주병을 추가로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범인이 문씨 부부의 통장과 도장을 뺏어갔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들 부부의 은행계좌에 대한 수사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문씨 부부의 시체를 부검한 결과 사인은 목부위의 상처이며 저녁식사를 한 지 3∼4시간 뒤 살해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집에서 발견된 지문 14개와 족적 4개, 혈흔 등에 대한 감식작업도 벌였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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