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등 여름철 질병 때아닌 기승…용인등서 환자 잇따라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여름철 질병으로 알려진 설사와 세균성이질 등 수인성전염병이 겨울철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지난달 25일 한양대의대부속병원에 입원 중인 박모양이 세균성이질로 진단됨에 따라 추적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양이 살고 있는 경기 용인시에서 집단 이질 환자가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용인시보건소의 1차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이상수도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17가구의 주민 중 32명이 설사환자로, 13명이 세균성이질환자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 문제의 간이상수도에 대한 검사 결과 분뇨에 오염됐다는 의미인 대장균이 검출됐다.

신축 건물이 많은 이 지역은 상하수도 기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아 소독되지 않은 지하수를 간이상수도로 사용해왔으며 최근에는 강우량 부족으로 제한급수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겨울철에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은 최근 이상가뭄으로 상수도가 말라 주민들이 세균에 오염된 지하수나 샘물 등을 간이상수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월27일에는 경기 여주군의 장애아동시설에서 2∼5세 어린이 31명이 집단으로 세균성이질에 감염되기도 했다.

국립보건원은 이에 따라 전국 시도에 간이상수도의 청소와 소독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하고 급수취약지역의 주민들은 식수는 반드시 끓여 먹으며 가족 내 설사환자가 있을 경우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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