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부인-아들 숨진채 발견… 교수는 행방 묘연

  • 입력 2000년 1월 14일 18시 23분


13일 오후 11시경 서울 노원구 중계동 S아파트 102동 1304호 서울시립대 배모교수(36)의 자택 안방에서 배씨의 부인 박모씨(33)와 아들(6)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시체를 발견한 배씨의 매부 나모씨(46)는 경찰에서 “1주일 가까이 연락이 되지 않아 집을 찾아갔더니 박씨 모자가 불에 약간 그을린 상태로 나란히 누운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노원경찰서는 박씨 모자의 시신상태로 미루어 지난해 12월31일경 범인이 안방에서 이들을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과 옷가지 등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박씨 등이 저항한 흔적이 없고 특별한 외상도 없는데다 출입문이 잠겨 있었으며 공범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으로 미뤄 평소 친분이 있는 자의 범행으로 보고 남편 배교수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배교수가 박씨의 언니 등에게 사건발생 후인 1일과 7일 두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통해 ‘여행중’이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현재 배교수가 용의 선상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배교수가 지난해 가을 장인의 생일잔치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가정불화에 따른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배교수가 일정기간 귀가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제3자에 의해 부인 박씨 등이 변을 당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배교수가 10일 제자 6명과 함께 일본으로 갔으며 출국하는 날 거래은행에서 4000만원의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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