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조사반 1차 조사결과 "KAL추락 계기異狀 가능성"

  • 입력 2000년 1월 7일 0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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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23일 영국 스탠스테드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대한항공 화물기의 비행기록장치(FDR) 1차 해독 결과 사고항공기는 항공기의 상하좌우 평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세지시계가 고장을 일으킨 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사고 항공기는 계기상 결함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영국 항공사고조사반(AAIB)은 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추락 항공기의 FDR 1차 해독결과를 공개했다.

AAIB에 따르면 사고항공기는 영국 스탠스테드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타슈켄트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1000피트 고도에서 자세지시계가 고장을 일으켜 경보음이 발생했으며 이 때 기장이 부기장에게 조종을 위임하고 선택스위치를 전환, 정상운항고도로 상승해 비행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항공기는 또 스탠스테드공항에서 현지인 정비사가 자세지시계의 결함 내용을 전달받고 자세지시계의 커넥커 부분을 정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사고항공기는 스탠스테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또다시 자세지시계가 고장을 일으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AAIB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스탠스테드공항을 이륙한 후 37초 만에 2150피트 상공에 도달,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상승하다 2532피트 상공에서 90도 각도로 기울어지면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는 “이날 FDR 1차 해독 결과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의 계기상 결함이 추락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AAIB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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