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 파업포기, 4개지부 반발

  • 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39분


서울지하철 배일도(裵一道·50)노조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0일 노사 잠정합의안을 수용하고 4일 사실상의 파업 포기를 선언한 데 대해 노조 산하 승무 차량 역무 기술 등 4개 지부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나서 노-노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4개 지부 현장간부 200여명을 중심으로 구성된 ‘구조조정 저지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비상대책위(의장 김학년)’는 6일 성명을 내고 “12명의 교섭위원중 위원장 독단적으로 서명한 노사합의안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측은 “1만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조위원장이 노동자의 근로조건 악화와 정리해고를 초래하는 구조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교섭의 전면적인 재개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허섭(許涉·40) 비대위 정책실장은 “파업은 노사관계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노동자의 고유한 권리”라며 “파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노동자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파업 포기 선언에 대한 반감을 나타냈다.

이같은 노-노 갈등상황은 11일로 예정된 노사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하철공사 노사는 지난해 12월 30일 △2001년 말까지 정원 1621명 감축 △4조3교대제 근무형태를 3조2교대제로 전환 △사기진작책 실시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및 임금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김경달기자> 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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