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청 비리 가장 심하다…민원업무 청렴도 조사

  • 입력 2000년 1월 4일 19시 42분


서울시 25개 구청 가운데 강남구가 가장 비리가 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서초 구로 노원 성북구도 공무원의 청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시는 4일 지난해 1년간 건설 위생 세무 주택건축 소방 등 5대 민원 업무를 직접 경험한 시민 8789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민원관련 부서의 ‘반부패 노력’을 함께 평가한 구청별 ‘반부패(청렴도)지수’를 공개했다.

반부패지수는 서울시가 개발한 평가 체계에 따라 한국갤럽이 조사 분석한 것으로 만점인 100점에 가까울수록 청렴도가 높은 것을 뜻한다.

서울시는 구청별 반부패지수 조사에서 분야별 상위 20위까지만 순위를 발표하고 나머지 5개구는 최하위군(공동 21위)으로 발표했다.

조사결과 위생분야에서 부패가 가장 심한 하위 5개구는 강남 강동 강서 성북 중구로 조사됐다. 반면에 은평구는 가장 비리가 적은 것으로 평가됐으며 이어 성동 관악 도봉 송파구 등의 순이었다.

또 주택건축 분야에서는 강남 강북 구로 노원 서초구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비리가 많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에 동대문구(78.1점) 성동구(76.9) 종로구(76.3) 금천구(76.0) 동작구(75.8)는 상대적으로 비리가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세무분야의 경우 청렴도지수 상위 5개구는 동대문 서대문 성동 동작 광진구였으며 하위 5개구는 강남 노원 서초 성북 중구였다.

건설분야에선 강남 구로 동작 서대문 영등포구가 하위 점수를 받았고 노원 종로 관악 동대문 중랑구가 상위를 차지했다.

강남구는 소방분야를 제외한 4개 분야에서 모두 20위권 밖의 평가를 받았으며 노원 구로 성북 서초구는 2개 분야에서 20위권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은 민원인의 단순한 느낌을 숫자화한 것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며 “특히 강남구가 마치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분야별 반부패지수는 평균 74.8점으로 △소방(80.4점) △위생(75.7점) △세무(73.8점) △주택건축 (72.9점) △건설(71.4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원인이 실제로 느낀 반부패 체감도는 평균 64점에 불과했으며 분야별로는 건설공사가 58.7점으로 가장 낮았고 주택건축(60.8점) 세무(63.6점) 위생(67.5점) 소방(69.5점) 분야가 뒤를 이었다.

특히 조사에 응한 시민 8789명 가운데 최근 1년간 담당 공무원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8%인 698명이었다.

민원분야별 금품 향응 제공 사례는 건설 21%, 주택건축 12.5%, 소방 6.2%, 위생 5.3%, 세무 4.3% 등으로 건설 민원과 관련된 비리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리가 예전보다 늘었다는 응답이 분야별로 3.8∼5.4%인데 비해 줄었다는 응답은 48.7∼62.3% 로 높게 나타나 공무원 비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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