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톨게이트 통행료 대란]차량차단-주민반발 혼잡

  • 입력 1999년 9월 29일 19시 31분


분당신도시(경기 성남시)주민과 한국도로공사의 ‘판교톨게이트 통행료 싸움’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분당 주민들이 7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경부고속도로 판교톨게이트 통행료 거부운동을 벌인 29일 오전 톨게이트주변은 몰려든 차량과 주민의 항의시위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도로공사측에선 정숭렬(鄭崇烈)사장 등 간부와 직원 100여명이 나와 통행료를 내지 않고 통과하려는 차량들을 몸으로 막았고 이 과정에서 운전자와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경 일부 운전자들은 요금정산소 앞 차로 중간에 차를 세운 채 차에서 내려 도로공사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한 운전자는 통행료 징수에 대한 항의 표시로 500만원권 수표를 내기도 했다.

또 분당쪽에서 요금정산소를 통과하려고 1㎞이상 길게 늘어선 차량들은 쉴새없이 ‘경적시위’를 벌였다.

도로공사측이 통행료 거부 차량의 통과를 막기 위해 28일 요금정산소에 차단기를 설치하는 바람에 교통혼잡이 더욱 심해져 분당에서 고속도로로 빠져 나가는데 1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날 판교톨게이트 통행료폐지 추진위원회(회장 남효응·南孝應) 등 분당의 7개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판교영업소 건물과 요금정산소 주변에서 ‘판교통행료 납부거부’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2개 중대 200여명을 톨게이트 주변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분당에서 판교톨게이트로 이어지는 도로 곳곳에 교통경찰을 배치, 차량들을 다른 도로로 우회시키기도 했다.

도로공사측은 요금정산소 앞에 견인차량 10여대를 배치, 통행료를 내지 않는 차량을 견인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로공사측은 “이날 출근시간대(오전 6∼9시)에 톨게이트를 통과한 5300여대의 차량 가운데 30여대가 통행료를 내지 않으려고 실랑이를 벌였으나 결국 한 대만 통행료를 내지 않고 통과했다”고 밝혔다.

공사측 관계자는 “통행료 납부 거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남회장 등을 조만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행료폐지 추진위원회측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당초 29,30일 이틀간 벌일 예정이던 통행료 납부 거부운동을 29일 하루로 끝내기로 했다.

남회장은 “통행료 납부 거부의사가 충분히 전달됐고 출근시간의 교통정체로 선의의 피해자가 많이 생겨 앞으로는 통행료 납부 거부운동 대신 행정소송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공사측은 87년 경부고속도로 서울 진출입 톨게이트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판교 남쪽의 궁내동으로 이전하면서 판교톨게이트에선 통행료를 받지 않다 92년 도로확장을 계기로 다시 통행료를 받기 시작, 통행료 시비가 빚어졌다.

〈성남〓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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