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씨 누구?]「주사파 원조」…최근 사상전향

  • 입력 1999년 9월 9일 19시 21분


80년대 중반 대학가에 ‘강철서신’을 띄워 주사파(主思派)이론을 소개해 사실상의 ‘주사파 원조’라 할 수 있는 김영환(金永煥·36)씨는 간첩활동을 하다 주사파 이론에 염증을 느끼고 사상전향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82년 서울대 공법학과에 입학한 김씨는 교내 동아리인 ‘고전연구회’에 가입하면서 학생운동에 투신했고 85년 8월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에 관련돼 지명수배되자 도피,제적됐다.

‘강철서신’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86년초. 김씨는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미제의 스파이 박헌영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등의 글을 시리즈로 연재했다. 그는 이 서신을 통해 주사파이론을 운동권에 심었고 당시 다수를 점하고 있던 ‘민족해방(NL)’파중 상당수를 ‘주사파’로 변신시키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86년 11월 ‘서울대 구국학생연맹’사건으로 구속된 김씨는 1년 후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징역 3년6월에 자격정지 3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중 88년 12월에 형집행정지로 출소했다.

하지만 김씨는 95년 월간 ‘말’지에 실린 ‘반미, 북한 그리고 90년대에 대한 나의 생각’이라는 인터뷰 기사에서 계급투쟁에 입각한 혁명 선동을 오류로 규정하고 ‘식민지론’에 입각한 반미자주화 투쟁이 아니라 미국과의 평등한 우호협력 관계 등을 주장해 북한으로부터 해명을 요구당하기도 했다. 그후 97년 10월 출국한 김씨는 그동안 독일 중국 등지에서 체류해왔으며 자신의 ‘북한 정권 비판’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대정신’이라는 잡지를 발간하는가 하면 ‘월간조선’ 99년 6월호를 통해 북한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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