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초점2] 윗선 있었나 없었나?

  • 입력 1999년 8월 23일 23시 48분


23일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가 출석한 국회 법사위에서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통령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의 연루사실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뜨거웠다.

먼저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이 불을 질렀다.

안의원은 질의가 끝날 무렵 “라스포사 의상실의 정일순(鄭日順)사장이 ‘이 옷이 청와대에 들어간다’고 과시한 일이 있느냐”고 배씨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한 배씨는 옆자리에 앉은 박태범(朴泰範)변호사와 숙의한 뒤 “정사장이 지난번에 ‘(영부인이 TV에) 나갔을 때 입은 옷이 이 디자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의원은 또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최회장의 선처를 부탁하는 편지를 이여사에게 전해달라며 정사장에게 부탁한 사실을 아느냐고 캐물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자마자 국민회의 의원들은 ‘불끄기’에 나섰다.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의원은 “청와대와 영부인을 거론하는 것은 본건과 다르며 의제 외 발언”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한영애(韓英愛)의원도 “영부인은 20년 동안 남대문 시장에서 옷을 사입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이런 식으로 비싼 옷을 사입었다고 몰아가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오도하는 것”이라고 이여사를 엄호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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