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보신탕 논쟁'속으로…의원들 '합법화' 법안제출

  • 입력 1999년 8월 17일 23시 49분


여야 국회의원 20명이 17일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하기 위한 ‘축산물가공처리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보신탕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 제출을 주도한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은 또 이날 한국의 보신탕문화를 비난해 온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개고기 식용을 비난하는 것은 문화적 상대주의도 모르는 무식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개고기 합법화법안에는 국민회의의 장을병(張乙炳) 김민석(金民錫) 신기남(辛基南), 한나라당의 김문수(金文洙) 권오을(權五乙) 정의화(鄭義和)의원 등이 서명했다.

이들은 “개고기를 식용으로 취급하는 수많은 업소가 있는데도 개고기 처리에 관한 법규정이 없어 위생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면서 “개고기도 축산물 처리규정에 포함시켜 위생적으로 처리,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법안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김홍신의원은 바르도에게 보낸 A4용지 4장 분량의 공개서한에서 “당신이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은 야만인’이라고 공개적으로 한국인을 비난해온데 대해 나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개와 닭은 우리 조상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주요한 수단이었으며 우리는 애완견과 식용개를 구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음식은 그 나라의 역사를 반영하고 문화를 형성하는 주요한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당신네들이 즐겨먹는 달팽이 요리와 말고기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고유한 음식문화이기 때문에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르도는 한국의 개고기 식용을 비난하는 활동을 주도해 왔고 청와대에 이에 항의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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