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도시락용기 사용시비 '2라운드'

  • 입력 1999년 8월 16일 19시 35분


16일 환경부 기자실에는 도시락업체 대표들이 각종 1회용 도시락을 들고 나타나 환경부를 성토하는 설명회를 가졌다. 곧이어 환경부는 이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등 양측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였다. 문제의 발단은 환경부가 1회 용품 사용을 줄이기위해 1회용 도시락 용기를 재생이 가능한 펄프몰드를 쓸 것을 지시하고 합성수지를 쓰는 업체들을 강력히 단속하면서.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은 ‘합성수지 용기의 대체품인 펄프몰드 용기가 도시락 용기로서 과연 사용할만한가’하는 점. 도시락 업체들은 “펄프몰드 용기는 질이 떨어져 국물이 새고 가격도 30∼40%가량 비싸다”며 “소비자들에게 불편한 펄프몰드 용기를 왜 사용하라고 강요하느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솥 도시락 김종식(金宗軾)전무는 김치국물이 조금 샌 펄프몰드 용기에 담긴 도시락을 보여주면서 “펄프몰드 용기로 담은 도시락은 수분이 많은 반찬 국물이 샌다”며 “이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일본에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전무는 또 “왜 한국에서만 펄프몰드 용기를 강제적으로 사용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환경부측은 “펄프몰드 용기가 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용기가 변형되고 국물이 새는 것은 1회용 도시락의 유효시간(10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라며 “유효시간이 지난 용기는 심하게 변형되므로 오히려 소비자가 쉽게 좋은 제품을 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반박했다.

일본에서의 사용여부와 관련 심재곤(沈在坤)환경부 페기물자원국장은 “일본은 도시락 업체들이 펄프몰드 용기를 강제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친환경적인 업체들은 펄프몰드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기기자〉watch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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