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차탄천 범람…연천 파주지역 물난리

  • 입력 1999년 8월 1일 07시 51분


경기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1일 새벽 임진강 곳곳이 범람하면서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과 군남, 미산, 왕징면, 파주시 적성면일대가 침수됐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한탄강 지류인 차탄천도 곳곳에서 넘쳐 연천읍과 연천군 신서면 일부가 물에 잠겼다. 특히 백학면 학곡리와 구미리, 미산면 동이리 등 임진강과 인접한 마을들은 도로와 주택, 상가 대부분이 1-2m가량 물에 잠겼으며 침수지역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연천군은 이날 새벽 0시부터 면단위로 홍수 경보사이렌을 울리고 주민들을 인근학교와 교회,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대피시켰으며 주민들은 이재민 수용소에서 뜬눈으로 불안한 밤을 보냈다.

한편 임진강 범람으로 연천우체국과 농협연천지소 등 관공서들도 침수돼 중요서류들을 2층으로 옮겼고 차오른 주택가 물위로 폐사한 개와 닭이 떠내려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백학면 이기승 총무계장은 “1일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 임진강 물이 역류하면서 순식간에 12-13m되는 둑을 넘었다”며 “3시 15분께 사이렌을 울리고 소방차량방송을 통해 주민들을 대피시켰지만 희생자가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연천군 대부분 지역에 전기공급이 끊겨 대부분 지역이 밤새 어둠속에 묻혔으며 백학면 13개리 중 절반가량은 물이 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군 재해대책본부에는 연천군 백학면 학곡리 주민 2백여명 등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의 구조 요청이 잇따랐지만 날이 어두운데다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구조작업이 늦어졌다. 1일 새벽에는 행정전화와 일부 지역의 일반 전화마저 불통됐다.

대책마련에 나선 도 재해대책본부는 한전과 한국통신의 협조를 받아 연천군내이재민 수용시설에 전기와 임시전화선로를 가설하고 이날 새벽 1천명분의 급식과 생필품을 긴급 지원했다. 또 도 소방재난본부 구조대와 차량을 수해지역에 급파하는 한편 대한적십자사경기지사 등에 지역봉사대 투입을 요청했다. 도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 연천지역에 비가 계속내리고 있는데다 임진강물도 계속 불어나 임진강 범람 피해 지역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며 주민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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