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회의]침통-비장 『뼈깎는 심정 절감했다』

  • 입력 1999년 6월 25일 19시 14분


오전 9시반부터 오후 5시반까지 계속된 이날 회의는 시종 침통한 분위기 속에 검사장들은 안건이 나올 때마다 일선에서 청취한 평검사들의 의견을 담은 메모지를 펼쳐보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했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검찰의 자체 기강확립 방안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강한 어조로 발언.

박총장은 대국민 신뢰회복 방안으로 △자유민주주의 수호노력 △각종 범죄에 대한 엄정한 검찰력 행사 △자체 기강확립의 순서로 훈시했으나 기강확립 방안을 가장 강조.

박총장은 특히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을 겨냥해 “한 조직원의 어이없는 실언이 검찰 조직과 국가 전체에 얼마나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인지 참으로 쓰라린 경험을 했다”고 말하면서 목소리를 높여 비장감이 감돌기도.

○…이날 회의 도중에 한 검사장은 “무슨 얘기가 오갔느냐”고 묻자 “말하고 싶지 않다”며 한숨.

이날 회의 초반에 훈시를 듣고 자리에 돌아온 검사들도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어 재출발하자는 총장 말씀이 오늘처럼 절실하게 들린 것은 처음”이라고 심경을 피력.

일부 검사들은 “회의가 과거처럼 추상적인 수준에서 끝나고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언론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며 지레 걱정하기도.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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