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5共 신당說」 불길 심상찮네?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54분


발걸음 빨라진 「5共」
발걸음 빨라진 「5共」
대구 경북(TK)지역에서 ‘5공신당’의 출현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역과 중앙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지역의 정치지망생들은 벌써부터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 측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따라 5공 인사들도 전전대통령의 간접 지원을 받아 각계 인사들을 결집해 신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5공 인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현 김대중(金大中)정부와의 관계정립 문제다. 사실상 현 정부의 ‘묵시적 동의’ 없이 신당을 만들기 어려운 반면 지역기반 확보를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현 정부와 일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율배반적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전대통령을 ‘훌륭한 대통령’으로 치켜세운 한화갑(韓和甲)국민회의 특보단장의 대구발언에 대해 5공 인사들이 “도대체 진심이 뭔지 알 수 없다”며 별로 흔쾌하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단장의 발언에서 보듯이 국민회의는 5공 인사들의 정치세력화에 대해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눈치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TK지역 의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5공의 움직임과 지역여론을 묻고 있다는 것.

3일 한나라당 대구시지부위원장들의 모임에서도 5공신당에 대한 대처 문제가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안택수(安澤秀) 박근혜(朴槿惠)의원 등은 5공신당이 창당되면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며 “초기 단계에서 강경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한나라당이 8일 전전대통령에 대해 “현 정권의 방조 하에 사실상 정치재개를 시도하고 있다”며 비난 공세를 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서는 아직 “5공신당의 실체가 없는데 성급히 대처할 경우 오히려 키워줄 수 있다”는 신중론자가 다수다. 5공신당이 가시화할 경우에 자민련이 최대의 타격을 받게 되리라는 것이 현지의 지배적 관측이다.

〈대구〓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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