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호텔 1916호]『YS 대선자금 모금 밀실』

  • 입력 1999년 2월 5일 07시 32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 19층에 있는 디플로매틱 스위트룸 1916호.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전총회장이 4일 국회 청문회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 대선자금을 건네 준 장소로 지목한 방이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정남향의 이 스위트룸은 침실 응접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30여평 크기의 대형특실로 하루 사용료만 1백20여만원이며 부가세와 봉사료를 포함하면 1백45만원 정도.

이 특실은 19층 담당직원만 갖고 있는 열쇠를 사용하는 전용 엘리베이터로만 접근이 가능한 호텔내의 ‘특수 지역’에 속한다.

이건개(李健介·자민련)의원은 하얏트호텔 종업원으로부터 받은 서신을 근거로 “김전대통령과 측근들이 92년 10월 초부터 1916호에서 1백13개 기업체로부터 각각 5억원에서 8백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종업원의 서신에는 “김전대통령은 대선후보로 지방유세를 하던 와중에도 수시로 상경해 이 방에서 재벌총수들과 만났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전대통령은 1916호실에서 10억원 이하의 정치헌금을 내는 기업총수들과는 20∼30분 동안 간단히 차를, 그 이상의 정치헌금을 내는 총수들과는 1시간 반 가량 저녁식사를 함께 했으며 자신은 일식을 즐겼다는 것.

호텔 관계자는 “김전대통령이 당시 이 방을 즐겨 사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객실에서 고객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 호텔측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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