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아기 살린 ‘익명의 천사’…익명 주부 수술비 내

  • 입력 1998년 12월 31일 18시 06분


‘얼굴없는 천사.’

돈이 없어 심장병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던 딱한 어린아이를 위해 40대 주부가 몰래 수술비를 내주고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세밑을 훈훈하게 했다.

도움을 받은 어린이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전북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생후 8개월된 김진주양(광주 남구).

호흡 곤란 등으로 지난해 11월말 전북대병원에 입원한 김양은 곧바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선천성 심장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심장 가운데 벽에 큰 구멍이 나 있어 그대로 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술비는 5백만원. 김양의 아버지는 일거리를 찾아 보겠다며 지난해 콜롬비아로 떠난 뒤 연락마저 끊겼고 어머니 박모씨(33)도 별다른 벌이가 없었기 때문에 수술비 마련이 어려운 처지였다.

박씨가 발만 구르고 있던 12월16일, 수수한 차림의 40대 주부가 전북대병원 수납창구에 나타나 수술비를 내고 사라졌다.

수납창구 직원 김모양(25)은 “인적사항을 물으니 대답 대신 ‘수술을 잘해달라’고 부탁한 뒤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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