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때이른 폭설「라니냐」때문』…동해 해수면 온도상승

  • 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강원 영동 산간지방에 지난달 말에 이어 2일 20㎝가 넘는 폭설이 쏟아져 대설경보가 발령됐다.

최고 30㎝가 넘는 영동지방의 이번 폭설은 평년에 비해 두달 가량 일찍 찾아온 것이다.

이 지역에 큰 눈이 자주 내리는 시기는 보통 1월말부터 2월말 사이. 이 시기에 동해중부 해상에서 한기와 난기가 부딪치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시베리아에 위치한 대륙성 고기압이 한겨울에 한반도 남쪽까지 확장됐다가 1월말경 날씨가 풀리면서 따뜻한 남서기류에 떼밀려 올라가 동해중부 해상에서 경계를 이룬다.

이에 따라 동해상의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해상의 수증기가 육지로 유입되고 이 수증기 덩어리는 태백산맥을 만나면서 눈구름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는 초겨울인 12월 초순부터 영동지방에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 기상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라니냐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는 동태평양에서 중남미 해안까지 세력을 크게 넓힌 라니냐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부근 해상부터 동해에 걸친 해역의 수면 온도가 크게 높아졌다.

수온과 함께 해상의 기온도 높아지자 북쪽의 대륙성고기압이 좀처럼 남하하지 못하고 동해 중부해상에 머무르고 있다.특히 해수온도가 높아지면서 바다에는 수증기의 양이 평년보다 많아졌고 이 수증기가 북동풍을 타고 태백산맥 쪽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눈구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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