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11월 18일 19시 3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북한당국은 조선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보도진의 금강산 관광선 승선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17일 현대측에 통보. 현대그룹에 따르면 북한측은 조선일보와 KBS 기자의 경우 관광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금강산 관광선에 탈 수 없으며 북한 입국을 불허한다고 17일 통보해왔다는 것.
현대측은 북한 당국과 중국 베이징에서 두 언론기관의 입국허가를 놓고 협의를 벌였으나 북한측이 강경한 불허입장을 고수해 “김윤규 현대대북사업단장이 모든 책임을 진다”고 약속하고 이들 취재진을 일단 승선켰다고 밝혔다.
○…이번 금강산 관광에는 6·25 참전중 왼쪽다리를 잃은 최종순(崔鍾順·64·서울 영등포구)씨가 목발을 짚고 도전해 눈길. 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최씨는 8사단 수색대대 유격중대원으로 참전했다 53년 내금강이 바라보이는 양구 전투에서 직사포탄의 파편을 맞아 왼쪽 다리를 잃었다고. 최씨는 “항상 고향을 그리워했다”며 “특히 내금강을 바라보며 전투를 하다 부상해 금강산이 남다른 기억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발을 짚고 금강산을오를 수 있을지 망설이기도 했지만 젖먹던 힘을다해가는데까지 가볼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승객중 몇몇 실향민은 품 속에서 빛바랜 가족사진을 꺼내 보며 행여 헤어진 가족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기도.
황해도 해주 출신 실향민 심정필(沈貞畢·69·여·서울 성북구 장위동)씨는 “북한에 가게 해달라고 30여년동안 매일 기도했다”면서 “이제 길이 트였으니 곧 해주에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
○…관광선에는 97세인 심재린(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씨와 87세인 조치생(趙治生·여·서울 강남구 논현동)씨 등 고령자들이 탑승해 눈길.
구청 복지회관에서 경비를 대 관광길에 오른 심씨는 “평안남도에 3남2녀를 두고 떠나왔다”며 “죽기 전에 북한 땅이라도 밟아보고 싶어 길을 나섰다”고 말해 주위가 숙연해지기도.
○…동해항 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외환은행 환전센터에는 달러를 환전하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대부분 1백달러 안팎을 환전하는데 그쳤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1천달러까지 환전 가능하지만 예상외로 적은 금액을 환전했다”면서 “북한에서 살만한 물품이 별로 없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
○…이날 동해항은 섭씨 4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와 초속 10∼15m의 강한 바람이 불어 옷깃을 여미게할 정도로 쌀쌀한 날씨를 보였다.
동해기상대는 “18일부터 기온이 높아지고 쾌청한 날씨가 예상된다”면서 “동해중부 전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내려졌지만 관광선 항해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
○…서울역과 동해항을 연결하는 금강산 관광열차(3097호)도 이날 첫운행을 마쳤다.
이 열차를 이용한 승객은 전체 좌석(3백84석)의 절반을 넘는 2백22명(58%)으로 주중 일반 새마을호열차 탑승률(60%)보다 약간 저조.
철도청은 금강산관광객이 대부분 하루 전날 동해항에 도착해 현지에서 하루정도 머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기대보다 적었던 것으로 분석.
〈동해〓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