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11월 1일 19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936년 당시 나는 간도 용정 은진중학교 학생회장이어서 금강산 수학여행의 단장 자격으로 가서 비교적 자세히 돌아보았다. 온정리에 머물면서 해금강을 위시하여 내금강 일대의 명승지, 1만2천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는 비로봉 정상, 그리고 마아영 암자에 유하면서 외금강을 샅샅이 보던 기억이 60년 가까이 되는 오늘도 생생하다. 나는 그후 수십년간 세계 도처에 있는 유명한 산들을 볼 기회가 있었다. 세계 도처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그러나 내가 본 우리 금강산이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산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나는 금강산 전체가 창조주의 최대 걸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산들의 모양만이 아니라 돌과 돌 사이에서 자란 나무들만으로 되어진 그 산은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참으로 우리가 세계를 향하여 내놓을 수 있는 자랑거리이며 또 전세계에서 많은 유람객이 오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내게는 큰 걱정이 하나 있다. 그렇게 맑고 아름다운 우리 금강산의 생태계(환경)를 어떻게 잘 보호하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로는 생태계 파괴를 철저히 예방할 대책이 무엇인지 거의 알 수가 없다. 생태계는 미리 파괴를 막는 것보다 파괴된 생태계를 소생시키는 것이 비교가 안되게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45년전인 1953년 캐나다 국립공원 중의 하나인 로키산맥을 8일간 돌아다니며 구경한 일이 있다. 한반도 전체보다 큰 그 산에서 음식찌꺼기는 고사하고 쓰레기 한점 볼 수 없었다. 가는 곳마다 작은 컨테이너를 지어놓고 음식은 그 안에서 먹고 화장실도 설치해 놓아 오염될 물질은 버릴 수 없게 해놓았다.
보도에 의하면 호텔 스키장 골프장 등을 설치한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환경오염을 유발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우리 남쪽의 국립공원 관리식으로 한다면 몇년 안가서 그 아름다운 산이 오염되어 버릴 것이고 세계를 향하여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는 우리의 보석이 한갓 돌멩이가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강원룡<크리스찬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