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예니]용감한 洞직원들 인간사슬 만들어 구조작업

  • 입력 1998년 10월 1일 06시 53분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던 모녀가 동사무소 직원들의 필사적인 구조작업으로 목숨을 건졌다.

30일 오전 8시반경 제주 제주시 아라2동 금산공원 남쪽 하천인 ‘조천’.

윤경자씨(37·여·제주시 아라2동)는 태풍 ‘예니’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제주1너 5173호 승용차를 몰고 딸(5)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속수무책’으로 떠내려갔다.

다행히 30여m 떨어진 곳에서 비상근무중이던 아라동사무소 장호성동장(45)과 이승진씨(36) 등 직원 4명이 다리를 벗어나 하천으로 떠내려가는 차량을 발견했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쏜살같이 차량으로 달려가 차안에 모녀가 갇힌 채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구조작업에 나섰다.

직원들은 서로 손과 손을 맞잡아 ‘인간사슬’을 만든 뒤 물속으로 들어갔다. 하천물이 허리까지 차올라 자칫 잘못하면 구조작업에 나선 직원들까지 급류에 휩쓸릴지 모를 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직원들은 있는 힘을 다해 차량문을 열고 뒷좌석에 있던 윤씨의 딸과 윤씨를 차례로 구했다. 윤씨의 승용차는 20m가량 더 떠내려가다 바위에 처박혔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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