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법적책임싸고 공방… 「換亂」첫 공판서

  • 입력 1998년 7월 11일 06시 53분


외환위기와 관련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와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에 대한 첫공판이 10일 오후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호원·李鎬元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강, 김씨는 “외환위기를 은폐하거나 축소보고한 적이 없으며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모두(冒頭)진술에서 “피고인들은 경제의 심각성을 감추기에 급급해 국민과 국회, 대통령에게까지 ‘경제의 기초여건이 튼튼하니 외환위기가 올 가능성이 없다’며 사실을 호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직접신문에서 강씨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노트북 비망록을 근거로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개입 의혹 △창당(創黨)계획과 대권플랜 등을 집중 거론하며 “정치적 야망 때문에 심각한 경제상황을 은폐하고 경제부총리의 직무를 유기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강, 김씨는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검찰은 외환위기 수사과정에서 송기태(宋基台)전조흥은행장이 이석호(李奭鎬)전울산주리원백화점 회장에게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수사중이다.

다음 공판은 24일 오후2시에 열린다.

〈이호갑·부형권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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