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仁村강좌 특강/명질문 명답변]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4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강연후 가진 대학생들과의 자유토론에서는 우리나라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 실업 및 남북문제 등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이 많았다. 김대통령은 간간이 유머를 섞어 답변했으나 사안의 심각성 때문인지 간혹 곤혹스러운 표정도 지었다.

먼저 고려대 2학년 여학생이 실업대책을 물었다.

그는 다소 격앙된 어조로 “김대통령은 지난해 대선때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강력한 개혁을 천명했으나 취임후 개혁을 하면서 확고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특히 대대적인 실업사태가 예고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지도자로서의 21세기에 대한 비전을 묻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다소 곤혹스러운 듯 “한꺼번에 많은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일단 웃어넘겼다.이어 “이 나라 역사에서 기업을 55개 퇴출시키고 은행 5개가 문을 닫는 일은 없었다”며 “이제 개혁은 시작이고 금융과 기업 공기업 개혁에 집중할 것”이라고 개혁의지를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현재 노조측에서 실업을 문제삼고 있으며 5개은행 퇴출과정에서도 이 문제로 인수절차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실업문제가 개혁의 어려움으로 대두돼 있다고 설명한 뒤 “그러나 이들을 대화로 설득하고 법대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우리나라는 평생직장의 오랜 습관이 있는데다 사회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김대통령은 매우 무겁고 심각한 표정이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금년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개혁을 잘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잘될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맺었다.

김대통령은 이어 햇볕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햇볕정책은 결코 유화정책이 아니며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으면서 화해와 협력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내가 말하는 햇볕정책은 미국 닉슨대통령이 시작한 것으로 닉슨의 데탕트정책은 협력을 하는 한편 철저한 안보태세를 만들어 소련에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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