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 김대중후보 비방책 펴낸 손충무씨 구속

  • 입력 1998년 6월 2일 06시 34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자신의 사생활을 폭로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던 격주간지 ‘인사이더 월드’ 발행인 손충무(孫忠武)씨를 대통령 재임시 ‘특별관리’하라고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에게 지시한 사실이 안기부와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안기부는 이에 따라 손씨에게 매년 수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씩 지원하며 관리해오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손씨와 공모,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 낙선운동을 폈던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안기부와 검찰에 따르면 김 전대통령은 94년 권전부장이 안기부장에 취임한 직후 손씨를 특별관리하라고 지시했다.

권전부장은 김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손씨를 특별관리하며 97년 1월과 2월 해외취재경비와 설 떡값 명목으로 각각 미화 3천달러와 2백만원을 주는 등 매년 수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씩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손씨는 92년5월 당시 민자당 대표였던 김전대통령에게 숨겨놓은 딸이 있다는 기사를 ‘인사이더 월드’에 게재했다가 명예훼손혐의로 구속됐으며 고소 취하로 한달만에 풀려났다.한편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홍경식·洪景植)는 이날 권전부장이 손씨에게 2억1천만원을 주고 김대중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내용의 책을 발간하도록 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손씨가 권전부장에게서 자금을 지원받아 70년대 한민통 기념식 행사 장면 사진을 입수, 김대통령이 북한 인공기와 김일성 사진을 걸어놓고 강연한 것처럼 변조한 뒤 국내에서 인용 보도하도록 하기 위해 일본 잡지발행인에게 제공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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