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개혁-실업대책 심포지엄]경제위기와 노동시장정책

  • 입력 1998년 5월 6일 19시 56분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고 지적받는 것은 ‘분단화구조’ 때문이다. 국내 노동시장은 △재벌의 독과점부문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중소영세하청계열부문 등 3부문으로 갈라져 부문간 노동이동이 극히 제약돼 있기 때문에 경직적이다.

특히 공공부문은 두 민간부문과 완전히 단절돼 있으며 정년과 신분이 보장되고 연공적 임금체계가 보편화돼 있는 대단히 폐쇄적인 노동시장이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공공부문이나 재벌의 독과점 부문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진입과 퇴출을 활성화시켜 조직의 경직성과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기업주로선 인력을 계속 고용할 때 기술혁신과 숙련인력확보 등 부산물을 얻을 수 있지만 인력을 줄이는 경우 이를 잃을 수 있다.

사회보장장치가 크게 부족한 국내 현실에 비춰볼 때 대량 실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므로 근로시간 단축이나 임금하락을 용인하더라도 일시적인 대량해고는 억제될 필요가 있다.

한편 정부의 실업대책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정책 일관성이 없어서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과 해고회피 정책 등 상충되는 대책들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불투명하다. 둘째, 실직자들이 빠르게 변하는 기술환경에 적응하도록 하는 대안이 없는 등 미래지향적 비전이 없다. 셋째, 벤처기업지원을 통한 고용창출을 강조하면서도 벤처 기준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등 면밀한 기준이 없다. 넷째, 각 부처가 기존 대책을 재포장하는 등 백화점식 뻥튀기식 대책만 내놓고 있다. 다섯째, 실업대책 소요예산 7조9천억원 가운데 2천6백억원만 정부부담으로 돼있는 등 재원조달 방안이 불충분하다.

김장호<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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