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3월 23일 20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고려시대 몽고가 침입했을 때 팔만대장경을 만들어 그 불력으로 외침을 물리쳤고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엔 직접 의병을 일으키고 몸으로 맞서 조국을 지켰던 불교. 그러나 그 호국 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한국 불교의 현실이다.
불교계가 자신을 참회하고 진정한 구도의 길을 향해 새롭게 출발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송월주조계종총무원장)가 마련한 ‘국난 극복을 위한 참회 대법회’.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총지종 법륜종 등 국내의 7개 불교 종단이 모두 참여한다.
4월5일 강원 속초 설악산 신흥사 법회를 시작으로 충남 예산 수덕사(5월25,26일) 충남 아산 삽교천(6월) 서울 관문사(7월) 대구 불교회관(8월) 부산 정각사(9월) 전남 순천 선암사(11월) 전남 목포 보현정사(11월)에서 연말까지 모두 여덟차례. 두번째 법회부터는 참회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철야로 진행하고 마지막 법회에선 3천배를 거행한다.특히 신흥사 법회엔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가 참석, 위기 극복을 위한 간단한 기원사를 낭독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번 대법회를 통해 한국의 민족불교가 구원과 호국의 길로 다시 들어설 수 있을 것인지. 불교종단협의회는 그래서 법회 때마다 이 시대의 호국은 ‘참회’임을 불자들에게 강조할 생각이다. 참회 없이 불교정신의 실천은 불가능하고 실천 없는 불교는 21세기에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절박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