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해씨 이르면 21일 구속… 검찰 밤샘조사

  • 입력 1998년 3월 21일 09시 13분


안기부의 북풍공작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20일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을 서울지검으로 소환, 밤샘조사한 결과 권전부장이 대선 당시 김대중(金大中)후보를 비방한 윤홍준(尹泓俊·31)씨의 기자회견을 배후에서 직접 지휘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권전부장을 이르면 21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과 안기부법 위반,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권전부장은 지난해 12월 대선 직전 이대성(李大成)전안기부해외조사실장에게 윤씨의 기자회견을 지시하는 문건과 5만달러를 넣은 봉투를 건네줬으며 기자회견을 마친뒤인 12월23일 20만달러를 이전실장에게 추가로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전부장이 25만달러를 안기부 공금에서 불법으로 인출한 사실을 확인, 공금유용혐의를 추가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1만9천달러를 받고 지난해 12월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했으며 추가로 20만달러를 받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누군가가 3만1천달러를 가로챘거나 안기부가 윤씨 기자회견 경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검찰은 권전부장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19일 일단 귀가조치한 이병기(李丙琪) 전안기부 2차장의 재소환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북풍공작사건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들의 조사여부에 대해 “정치인이라도 혐의가 드러나면 조사한다는 것이 검찰의 기본방침”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아직까지 윤씨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은 윤씨의 기자회견 사건만 조사하고 있다”면서 “안기부가 북풍조작사건 전반에 대해 조사한 뒤 수사를 의뢰해 오면 곧바로 서울지검에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22일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한편 사정당국은 권전부장에 대한 사법처리를 계기로 북풍공작수사를 일단락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영묵·하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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