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각계 표정]『다시는 이런 정치 없어야』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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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으로 정부수립 이후 50년만의 여야간 정권교체를 맞게 된 관가는 묵은 정치가 남긴 상처들이 아물고 실정(失政)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분위기. 특히 공직자들은 “문민정부를 내건 지난 5년동안의 실패에 국민이 낙제점을 주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새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집권당의 정책방향을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정치권의 변화에 ‘남달리 예민한’ 법무부와 검찰 직원들은 50년만의 정권교체로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새정부의 ‘사정(司正)’과 검찰 장악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 이들은 특히 3월초 시행될 정기 검찰인사에서 검찰의 ‘인맥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 한 검사는 “아무래도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내놓고 줄서기를 하는 등 정도를 벗어나 정치지향성을 보인 검사들이 많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고 전언. ○…내무부는 50년만의 정권교체로 인사와 예산배정, 선거 및 경찰관련 업무 등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 그동안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온 호남출신인맥이 새로 출범하는 행정자치부와 경찰분야에 얼마나 포진할 것인지를 주시하는 양상. 한 고위간부는 “앞으로 지방재정 지원을 위한 특별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배정시 특정지역 편중이 시정되지 않겠느냐”며 “많은 변화가 예상되나 결국 공무원사회에서는 ‘대통령에 충성하는 것이 국가에 충성하는 일’이란 인식이 정착될 것”이라고 언급. ○…교육부는 새 정부가 교원노조를 인정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온데 대해 기대반 걱정반의 분위기. 교육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평소 교육부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큰 정책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교육계의 ‘보수적 시각’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주문.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은 백년대계인 만큼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책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며 인기위주의 정책변경을 경계. ○…환경부는 “정권이 바뀌기 전에도 여당보다는 야당쪽에 환경전문가들이 많아 우리 부서 사업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야당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일이 많았다”며 새 집권당에 대해 ‘은근한 기대’를 표시. 환경부는 재야 환경단체들과 연계활동을 해온 환경운동가들이 여권에 일부 수용되면서 앞으로는 환경운동단체들과의 관계도 좀 더 원만해질 것으로 기대. ○…보건복지부는 김대통령이 평소 소외계층과 국민의 복지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무돼 있는 분위기. 여기에는 식품의약품안전본부가 차관급인 식품의약청으로 승격됐고 다른 부처에 비해 감원인력이 그렇게 많지 않은 점도 감안됐다는 분석. ○…노동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노동행정의 비중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노동부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반응. 공무원들은 고용조정 실업대책 등 노사문제를 노동부가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새정부의 공과가 상당부분 결정될 것이라고 자부하면서도 반세기만의 정권교체로 들어서는 새정부의 노사관이 역대정권과는 다를 수도 있다면서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 ○…경찰청은 김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지방자치경찰제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더욱 빠르게 추진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이로 인한 조직개편의 향방과 범위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특히 차기 경찰청장이 단행할 총경급 이상의 승진인사와 보직인사에 그동안 소외돼온 호남출신이 대거 중용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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