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지하철의 「엉큼한 손」대졸30代

  • 입력 1998년 2월 1일 20시 12분


남자는 공부를 많이 할수록 ‘엉큼’해지는 것일까. 지하철 성추행범 중 고학력 화이트 칼라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1일 서울 부산 대구 지하철 수사대가 지난 한 해 동안 검거한 성추행범 1백28명을 분석한 결과 학력별로는 대학졸업이 46.9%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졸(37.5%) △중졸(8.6%) △국졸이하(6.2%)순으로 나타났고 대학원 졸업자도 1명 끼여 있었다. 나이별로는 30대(46.7%)가 가장 많았고 △20대(31.1%) △40대이상(16.3%) △10대(5.9%)순. 직업은 회사원(32.8%) 무직(19.5%) 학생(14.1%) 노동(9.4%) 상업(3.9%)순이었다. 통계만으로는 성추행범 10명 중 3∼4명 꼴은 대학을 졸업한 30대 회사원인 셈. 이쯤되면 공부와 도덕심은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양복을 말쑥하게 잘 차려 입고 허우대가 멀쩡한 젊은 남자승객 옆에 앉은 여성의 경우 방심은 금물. 지하철 수사대가 단속한 형사관련 범죄 2천2건 중 절도가 71.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폭력(9.1%) 성폭력(6.2%) 강도(1.9%)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절도범 중에는 지갑속에서 신용카드를 훔친 절도범죄가 81.6%로 가장 많았고, 술취한 취객을 노리는 속칭 ‘아리랑치기’와 여성의 핸드백만을 노리는 ‘빽따기’범죄가 17.5%로 나타났다. 3,4명의 소매치기단이 한 조를 이루어 목표여성을 둘러싼뒤 한 명이 여성을 성추행하는 것처럼 접근, 여성의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한 뒤 금목걸이만을 훔쳐가는 ‘목걸이 따기’수법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추행범에 신경쓰고 소매치기도 조심해야하는 것이 요즘 지하철을 타는 한국 여성들의 고민이다. 〈이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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