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은행의 하루]일자리 하나놓고 7∼10명 다툼치열

  • 입력 1998년 1월 12일 20시 22분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센추리빌딩 2층 서울 인력은행은 매일 아침 문을 열자마자 구직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주로 20대지만 40대 이상의 중년층도 많다. 하루 평균 1천여명이 찾아온다. 서울인력은행 관계자는 “작년 12월부터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구직자가 이전보다 서너배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은 파란색 용지에 신상과 희망, 직종 급여 등을 적어 내고 상담원과 상담을 한다. 창구마다 수북이 쌓이는 파란색 구직원서에 비해 구인업체들이 가져오는 빨간색 구인서류는 턱없이 모자라다. 일자리 하나를 놓고 7∼10명이 경쟁을 한다. 사람을 구해달라고 했다가 갑자기 모집 계획을 취소하거나 인원을 크게 줄이겠다고 연락해오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인력은행 관계자는 “작년말 33% 정도이던 취업 성공률이 올들어 20%대로 떨어졌고 더 낮아지는 추세”라고 안타까워했다. 기업체의 감원 여파로 부쩍 늘어난 40∼50대 중년층 실직자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바늘 구멍이다. 최근 한달 새 이곳을 찾은 사람 중 대졸 신규 구직자가 아닌 실직자의 비율은 20∼30%로 늘어났다. ▼취업창구〓노동부는 96년부터 인력은행을 개설, 현재 전국 7개 대도시에 설치했다. 실직자는 이곳을 찾아 희망직종과 나이 임금수준 등 희망 근로 조건을 구직표에 기재하고 직업 지도관이나 상담원과 직업상담을 할 수 있다. 각종 취업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직업도서관과 사업주가 직접 구직자를 면접할 수 있는 공동면접실을 운영하고 있다. 노동부 산하 전국 46개 지방 노동관서 직업안정과에서도 취업상담과 알선을 해주고 있다. 중소기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인력정보센터는 기협의 시도지회와 연계,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취업을 알선한다.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에서도 지난달 15일부터 대기업 퇴직 인력을 중소기업에 중개해주는 창구를 개설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실업자와 여성 고령자 등의 직업훈련과 취업을 알선해준다. 민간기관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부설 인력은행에서도 사무관리 기술 전문직취업을 돕고 있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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