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밀매를 희망했던 사람들은 예전처럼 부랑자나 극빈자뿐만이 아니라 빚을 진 회사원, 부도를 낸 중소기업사장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장기라도 팔아 위기를 넘기겠다는 그들의 마지막 희망도 사기업자가 돈만 받고 도망가는 바람에 무너져 내렸다.
자신이 운영하던 플라스틱 사출공장이 부도위기에 몰린 김모씨(26·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는 경기 성남시 모란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신장매매」 스티커를 보고 신장을 팔기로 결심, 이씨에게 조직검사비 알선료 등으로 1백50만원을 주었으나 돈만 떼였다.
모은행에서 근무하다 명예퇴직을 당한 박모씨(35)는 당장 생계가 곤란해 신장매매를 부탁했고 이모씨(30·서울 마포구 노고산동)는 3개월안에 목돈을 준비하지 못하면 담보로 잡힌 집이 넘어갈 위기에 처해 콩팥을 팔기로 했다. 신장의 가격은 여자는 3천만∼4천만원, 남자는 2천만∼3천만원선. 이들은 대부분 피해자들이 급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란 점을 악용, 『신장연합회에 돈을 주면 좀더 빨리 비싼 가격(6천만∼7천만원)에 팔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여 5백만∼7백만원을 더 뜯어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