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변동환율제 시행후]주말 공항「반짝입국」교포로 붐벼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요즘 김포공항에는 돈을 불리기 위해 휴일마다 1만달러 이상의 고액 외화를 갖고 「반짝입국」해 각 은행의 공항지점에 입금한뒤 돌아가는 해외교포들로 붐비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18일 하루에만 유럽 미주 일본 중국 등지에서 입국한 교포들이 김포공항 은행지점에 입금한 외화가 1백50만달러를 넘었다. 해외교포들의 휴일 입국러시 덕분에 김포세관은 18일과 20일 이틀간 하루평균 1백20건의 외화반입신고를 접수했다. 이는 11월 한달의 하루평균보다 4배 증가한 것. 하루평균 외화반입액은 11월에 비해 세배 가량 늘어난 4백50만달러. 해외교포들이 휴일마다 김포공항으로 날아오는 것은 시중은행 공항지점들이 휴일의 경우 고정환율을 적용하며 환전업무를 계속하기 때문이다. 자유변동환율제가 적용되는 평일에는 해외교포들이 현지에서 거액의 달러를 송금할 때 원화로 환전 후 국내 시중은행에 입금까지 걸리는 시차 때문에 몇 시간 차이로 원화가 수천만원까지 적게 입금될 수도 있다. 18일 입국한 독일교포 K씨(46)는 『환율이 16일보다 70원 가량 올랐다는 것을 알고 출발했다』며 『독일에서 모은 4만달러를 안전하게 환전해 16일에 비해 2백80만원 더 많은 원화를 저축했다』고 말했다. K씨는 16일을 기준으로 볼 때 우선 왕복항공료를 건진 셈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예금시 외국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쳐주는 것도 해외교포에게는 매력의 하나. 김한남(金翰南)외환은행 김포공항지점장은 20일 『환율이 많이 오르지 않더라도 국내시중은행의 높은 이자가 환율상승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교포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 해외교포는 이역만리에서 고국을 찾아오고도 면세점에서 간단한 쇼핑만 한 뒤 곧바로 출국하는 것이 보통이다. 〈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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