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고득점자가 크게 늘어 이번 대학입시의 논술고사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내 12개 대학이 논술을 고전(古典)위주로 출제키로 합의하자 고교교사와 수험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등 서울의 12개 대학 입시관계자들은 21일 『그동안 논술고사 주제가 시사성이 강한 문제에 치중, 수험생들이 신문사설 등을 통해 짧은 시간에 글쓰기 요령만 터득하는 폐단이 있었다』며 고전위주 출제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교사와 수험생들은 이같은 출제원칙에 찬성하면서도 시험을 불과 한달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새로운 출제 방침을 불쑥 내놓아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각 대학은 98학년도 논술고사의 유형으로 「정보화시대의 컴퓨터 조기교육에 관한 의견」 등 시사성 있는 문제를 주로 제시했었다.
서울 성동고 이근표(李根杓)교사는 『동서고금의 명작 중에서 논술을 출제한다는 원칙에는 찬성하나 종전의 논술고사 출제유형에 맞춰 수험준비를 해온 상태에서 갑자기 출제경향을 바꾸겠다고 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보성여고 안학서(安學瑞)교사는 『올해 수능시험이 쉬워 남은 기간 에 논술지도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었다』며 『대학들이 최소한 지난 4월 신입생 전형계획을 발표할 때 논술출제 방향을 미리 예고했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수험생 고정은양(18·서울진선여고)은 『그동안 시중에 출판된 논술준비 서적도 시사문제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고전의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자료도 없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