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교수 간첩사건/심정웅은 누구?]北지령따라 철도청入社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4분


고정간첩으로 암약해온 심정웅은 세살 때인 45년 부친이 만주에서 실종되고 모친도 가출해 소년시절 불우하게 생활하다 북한 공작조직의 마수에 걸렸다. 심홍섭 웅섭 준섭 등 당숙 3형제가 6.25 당시 각각 군인민위 부위원장, 부락자위대원, 의용군 등으로 부역활동을 하다 월북했는데 58년 세번째 남파된 심웅섭의 권유로 공작선을 타고 입북한 것. 김포군 통진중학교 2학년에 휴학중이던 심은 15일간 평양 인근 초대소에서 무전기 송수신 방법과 사상강의 등 간첩교육을 받았으며 암호명은 「철마산 66호」. 심은 「중학교를 졸업하면 교통고등학교에 진학, 철도청에 꼭 들어가도록 하라」 「네가 철도청에 들어가 유사시 철도를 마비시키면 남조선 해방전쟁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는 지령에 따라 교통고교를 졸업, 63년 철도청 기사로 임용돼 근무를 시작했다. 66년 당숙을 따라 재입북, 노동당에 입당하면서 「철도 주요부분을 장악하고 유사시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을 알아놓으라」는 지령을 받기도 했다. 서울지하철공사에 특채된 심은 84년부터는 줄곧 시설분야에서 근무했으며 남파간첩들에게서 공작자금 무전기 난수표 인식표 등을 제공받았다. 심은 자신이 근무한 철도 지하철 등 국가기간시설 정보를 남파간첩에게 넘겼다. 「한강 이북으로 가는 모든 군수물자는 한강철교를 이용하는데 역에서 선로망을 통합관리하고 있다」 「지역 기관차 사무소가 군수물자 수송을 전담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9월과 10월에는 최정남 부부간첩을 네차례 만나 △지하철공사 직원편성표와 인사기록카드 △차량현황이 수록된 수첩 △지하철 주요 보안시설 현황 등의 자료를 전달했다.여기에는 지하철의 지하수를 관리하는 집수정과 변전실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지하철공사는 전기 신호 통신 토목 등 모든 기술이 연관된 지하철 특성상 한 부문의 장애가 다른 부문으로 파급될 수 있지만 집수정과 변전실은 지하철 운행을 좌지우지할 핵심시설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송상근·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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