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교수 간첩사건/강연정 자살경위]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4분


부부간첩 사건은 수사 초기 여간첩 강연정의 자살을 예방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들 부부간첩을 다시 북송하려고 남파되는 간첩선과 무장한 수송안내원 등을 일망타진하려던 안기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안기부는 부부간첩 최정남과 강연정을 체포하자마자 간첩수사의 원칙에 따라 자살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수색을 통해 립스틱 안에 숨겨둔 독약앰풀을 두개나 찾아내고 이속에 독약을 숨겼을까봐 「치열 X레이」까지 촬영했다. 설사약을 복용시켜 설사를 시키는 방식으로 항문까지 모두 수색하는 과정에서 남편 최정남의 몸에서 독약앰풀 하나를 추가로 찾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강연정은 독약앰풀을 여성의 은밀한 곳에 숨기는 바람에 수사관들이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 조사과정에서 강은 『김정일 동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며 진술을 거부하다 조사실에 딸린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척하면서 성기안에 숨겨두었던 독약앰풀(액화 청산가스)을 꺼내 입에 넣었다는 것. 조사중이던 여자수사관이 놀라 강의 입에 손가락을 넣어 조치를 취했지만 독약이 이미 기체로 변해 온몸에 퍼져 의식을 잃고 말았다. 안기부는 병원에 긴급 이송한 뒤 국내병원에 없는 해독제를 미8군 병원에서 급히 구해 치료했으나 강은 숨졌다. 여간첩이 자살한 뒤에도 안기부는 남편 최정남을 내세워 2,3주일 동안 계속 북한과 연락을 취하면서 간첩선의 남파를 유도했으나 북한은 남편보다 계급이 높은 강연정과의 연락이 계속 이뤄지지 않자 이를 수상히 여겼는지 연락이 끊어졌다. 〈공종식·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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