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안온다』 김포대교 개통 연기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2시 30분


『며칠 개통을 늦추더라도 그동안 잘 참아온 주민들이 조금만 더 참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경기 서북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김포대교(김포군 신곡리 국도48호선∼자유로)가 31일 완공된다. 그러나 주민들의 차량은 이 다리가 완공되더라도 당분간 통행을 할 수 없다. 이유는 단지 국무총리와 건설교통부장관 국회의원 등 고위층인사가 참석하는 개통식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고 일자를 잡더라도 11월 초순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와 건설교통부측은 얼마전 김포대교 개통식을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정부행사로 치른다는 계획을 세우고 일정 조정에 들어갔으나 다리가 완공되는 31일 개통식을 할 수 없게되자 아예 개통일자를 늦추기로 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환균(李桓均)건설교통부장관이 지능형교통시스템(IPS)총회 참석차 해외출장중이고 고건(高建)국무총리는 국회답변 등의 일정때문에 일정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통을 먼저 해 차량이 다니게 한 뒤 개통식을 하려면 차량통제가 어렵다』며 『개통식을 해야 공사관계자들의 노고도 위로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출퇴근시간 자유로와 김포를 잇는 유일한 다리인 행주대교를 지나는데만 1시간 이상 걸려온 경기 서북부 주민들은 그동안 교통체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김포대교 개통을 학수고대해왔다. 이 때문에 한국도로공사와 건교부는 92년말부터 총력을 기울여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차례 31일 개통을 공언해왔다. 그러나 이런 당국의 태도는 단하나 「고위인사의 일정」 때문에 돌연 변했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고위인사들을 세금으로 먹여살리는 민초(民草)들 뿐이라는 사실이 명약관화하다. 이들 고위인사들은 말끝마다 『시민중심의 행정서비스를 펼치겠다』는 다짐을 수없이 해왔다. 〈고양〓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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