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몰래 넘는 주민들에게 총살령을 내리고 한국이 제공하는 식량이 북한으로 반입될 때는 국경지역의 경비를 크게 강화하는 등 식량난 속에 체제단속을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0년8월 귀순한 정현(鄭顯·33)씨를 따라 최근 추가로 북한탈출에 성공한 정씨의 어머니 장인숙(張仁淑·56)씨와 둘째 동생 용(龍·27) 셋째 동생 남(男·24)씨 등 일가족은 12일 덕수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정씨의 두 동생은 『식량을 구하려는 무단 월경자가 급증하자 김정일(金正日)은 지난 5월경 국경을 4m만 벗어나면 무조건 총살하라고 지시했다』며 『그 후 국경경비대가 불법 월경자들에게 사격을 가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밝혔다.장인숙씨는 『지난 6, 7월 대한적십자사가 지원한 식량이 중국 투먼(圖們)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올 때는 국경경비가 중대급에서 대대급으로 바뀌고 함경북도 온성지역에서 식량을 구걸하던 주민 5백여명이 산속으로 소개됐다』고 말했다.
〈한기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