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송기홍/항일투쟁 이규풍지사碑 방치 가슴아파

  • 입력 1997년 8월 15일 08시 07분


아이들과 함께 아산호 방조제를 다녀오는 길에 영인면 월선리에 있는 충국순의비(忠國殉義碑)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도로 확장공사로 비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비는 약 1㎞떨어진 수풀에 있었다. 조국광복을 위해 3대가 순국한 숭고한 애국정신을 담은 비가 숲속에 방치된듯해 마음이 아팠다. 64년 고 박정희대통령의 주선으로 건립된 이 비를 광복52돌을 맞아 소개코자 한다. 이 비의 주인공은 창의대장 이규풍지사다. 17세에 급제하여 궁성내직으로 봉직하다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황제의 밀조를 받고 노령으로 건너가 의병을 조직, 회령 중원 등지에서 일군을 토벌했다. 3.1운동 이후 양기택 김좌진 정이형 등과 고려혁명당을 조직하여 활동하다 31년 중국에서 순국했다. 이규풍지사의 어머니 박안라여사는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이를 통탄하여 상소를 올리고 아들 규풍과 규갑에게 의병을 일으키게 한뒤 몸소 국내외에서 구국운동을 하다 22년 러시아에서 순국했다. 이규풍지사의 부인 오사라여사도 아들을 데리고 북경에서 계속 항일투쟁을 하다 39년 북경에서 순국했다. 이규풍지사의 아들 이민호지사는 44년 일경의 가혹한 고문으로 북경에서 순국했다. 서해의 낙조속에서 이규풍지사의 3대에 걸친 독립운동 기록을 읽으면서 숭고한 애국정신에 가슴이 뭉클했다. 송기홍(충남 천안시 신부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